남북 화해 무드에 탈북자들의 삐라 살포 행위와 발언

장차 통 큰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실행해야 할 남북한 모두에게 큰 손실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2018/05/16 [09:34]

▲ 4.27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회담     ©청와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제 주변에도 탈북하신 분들, 탈북자 단체에 관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1. 최근 남북한 화해와 평화 무드가 짙어지자, 동시에 탈북자들 관련 뉴스도 부쩍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 말하자면,첫째, 특정 탈북자 단체가 주도하는 대북 전단 및 삐라 살포 행위.둘째, 국정원 기획 탈북 논란이 재점화된 북한여종업원 집단 탈북 문제,셋째, 최근 저서를 내고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태영호 씨 발언 소개 등등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최근 뉴스 선상에 오른 것들만 놓고 보면, 탈북자들은 마치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에 적극 반대하거나 사포타지를 놓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3. 자유북한 등이 주도하는 대북 전단 살포나, 오늘 언론에서 상당히 많이 거론된, 태영호 씨가 북한의 비핵화 정책에 대해 부정적 뉘앙스로 평가한 것과 김정은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4. 최근 언론 보도 내용에만 국한해서 본다면, 이런 탈북자들의 태도는 당연히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한국사회의 구성원들로부터 지지나 인정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남북 관계가 잘 풀리기를 바라는 한국사회 구성원들은,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탈북자들의 태도가 가까스로 출구를 찾아가는 현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반동적 행동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5. 하지만 강성 탈북자들의 태도가 아주 이해못할 바는 아닙니다. 우선, 북한 정권에 대한 피해의식 내지 적개심이 강하게 온존하며, 북한 사회의 현실을 몸소 경험했기에, 혹시라도 한국의 시민들이 북한에 대한 어떤 환상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경계심이 있을 것입니다.

 

6. 그럼에도 탈북하신 분들 역시 최소한 두 가지 면에서 자기 한계에 갇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가령 태영호 공사의 경우도 그렇듯이 해외 공관의 공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출신 정도면 실상은 북한 사회나 정권의 내밀한 부분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말하면, 우리나라 외교부의 공사 직위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어떻게 청와대나 국정원, 국방부의 기밀 사항을 일일히 다 파악하고 있겠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즉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자들 절대다수는, 북한 정권이나 사회 전체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해부하고 평가할 고도의 지식이나 정보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마치 김정은의 속마음을 투시라도 하듯이 발언을 쏟아내고, 또 그것이 언론의 뉴스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니다.


둘째, 현재 뉴스의 초점이 되는 탈북자 개인이나 단체의 상당수가 사실은 한국의 보수 정권과 친소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비슷한 발언과 행보를 유지해왔다는 전력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은 양자의 이해관계가 상당부분 일치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진보 시민사회는 지금도 지난 대선 직전에 탈북자들이, 만일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 집단 이민을 가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7. 그런 면에서 한반도 안보와 외교 상황이 요동치고 있는 형국에서, 또한 최근세사 100년 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국제정세가 펼쳐지는 상항에서, 탈북자 단체나 개인들이 (자신의 특정한 경험과 제한된 정보에 근거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또 그것을 기사화시키는 언론의 태도도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8. 사실상, 작금에 한반도에서 펼쳐지고 있는 치열한, 그리고 고도의 국제정치 행위들은- 남북미중의 최고 전략가들이 총출동해서 벌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이 무섭게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겠죠- 기성의 경험이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과거 북한에서 겪은 경험에 기초하여 북한 정권의 선택과 목적을 예단하고 분석하는, 예컨대 태영호 씨의 발언들은 적실성이 크지 않을 뿐더러, 자칫하면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 황흥룡     ©브레이크뉴스

9. 자유와 인간 존엄을 찾아 한국을 찾은 탈북자들은, 어찌보면 장차 남북한 모두에게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같은 언어를 쓰고 비슷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 외에는, 상당히 많은 면에서 이질화가 심화된 남북한 간에, 양쪽 사회를 모두 경험해본 탈북자들의 경험과 지식이야말로 이 다음 남북이 자유왕래와 교류를 하게 될 때 남북 상호간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접점 혹은 완충지대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 바로 그런 이유로, 현재 매일매일 예상을 뛰엄는 과감한 조치들이 발표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현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탈북자들의 행동이나 발언은 충분히 자제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강성 탈북자 단체 몇몇이 주동이 되어 과격한 언동과 행위를 벌이는 것은 현재와 장래 모두에 걸쳐 탈북자들의 입지를 크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탈북자 본인들 뿐 아니라, 장차 통 큰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실행해야 할 남북한 모두에게 큰 손실이 될 것입니다.

 

11. 끝으로, 탈북하신 분들 가운데는 남북 간에 화해와 평화가 제도적으로 굳건히 정착되어서, 하루속히 북녘의 고향을 자유롭게 방문하고 가족을 재회하여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평화의 때가 도래하길 간절히 염원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고 믿습니다. heungyong57@hanmail.net

 

*필자/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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