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천여 구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미국으로 돌아갈 것"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2018/06/13 [05:24]

▲ 트럼프     ©박방영 화가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 역사적 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회동을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지향하고, 북한의 안전보장을 확약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고,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반환한다는 합의 사항에 서명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들은,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표현이 없다는 점을 들어 오늘 회담이 알맹이가 없는 정치적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듯하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트럼프에게 질문 공세를 쏟아냈다. 트럼프는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명기되지는 않았지만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들이 상당히 많이 다뤄졌음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빠른 시간 안에 실행할 것이며, 오늘 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도 다루었고 역시 그에 대한 구체적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아마도) 6천여 구에 이르는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 초두에 "앞으로 남한과 북한, 한국인들 모두가 전쟁에 대한 기억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며, 한국인들 모두 위대한 번영을 성취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브레이크뉴스

6월12일, 그의 기자회견을 들으면서, 그가 말하는 북한과의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 부분에도 많은 관심이 갔지만, 더 나아가 그가 한국인들 모두 전쟁의 상처와 기억에 벗어나 위대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을 때는 콧등이 시큰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리고 내일 실시될 지방선거를 기회로, 한국의 소위 보수들도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면 생각과 태도 뿐 아니라 세력 자체, 중심 인물 자체의 근본적 교체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다시 한번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우리와 피부색도 역사적 경험도 다른 남의 나라 대통령조차도 한국인들이 고통스럽고 슬픈 과거를 극복하고 위대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길 희망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과거의 경험과 기억의 감옥에 갇혀 증오와 배제에 기반한 수구적이고 호전적인 태도에서 한걸음도 못나가고 있는 이 땅의 소위 보수세력들이, 이제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자세를 갖춘 세력들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본인들 뿐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에게 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최근과 6월 12일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 사람들이 유능하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김정은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만 하면) 아주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발 하라리는 그의 신간 <호모 데우스>의 초두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앞으로 세계 최고의 투자처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적시했다. 당장에는 폐쇄적인 정치체제와 경제적 후진성, 인권의 사각지대이지만, 그러나 앞으로 북한은 적절한 방향과 리더십이 결합되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나라다.


한민족의 우수성은 물론이거니와 대륙과 해양세력을 연결하는 핵심 지역이며, 엄청난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와 발전은 한국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만약 앞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변화들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고 가정한다면, 어쩌면 북한은 그들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사회주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하여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철저히 보장하면서도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매우 좋은 제도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가슴과 심장을 가진 사회주의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또 한국도 그런 북한과 협력 및 경쟁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짓눌렀던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모든 국민의 복지와 인권, 즉 기본생활권을 보호하는 더 나은 사회경제적 제도를 도입하고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어느 것 하나도 쉬운 것이 없다. 70년을 증오와 대결로 일관했던 남북미가, 과거의 태도를 버리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수많은 난제를 하나씩 풀어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뿐 아니라 인내와 양보의 정신이 필수다. 따라서 남북미의 관계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오늘을 계기로 큰걸음을 뗀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치인, 경제인, 외교전문가 등등의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동시에 종교인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heungyong57@hanmail.net

 

*필자/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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