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을 위하여-(221) 영국에 울려 퍼진 한국의 소리

제 5회 K-뮤직페스티벌(K-Music Festival)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1/06 [15:55]

올해로 5회째인 K-뮤직페스티벌은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용호성)과 영국 현지 프로덕션 시리어스(SERIOUS)의 공동 주관으로 우리의 음악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6개의 다양한 음악공연으로 구성된 음악 축제이다. 지난 10월 2일 개막되어 영국 런던의 주요 공연장에서 4개의 공연이 열린 K-뮤직페스티벌(K-Music Festival)이 오는 19일과 20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 내용을 살펴보면 10월 2일 사우스뱅크센터(Southbank Centre)에서 퓨전 민요밴드 씽씽(Ssing Ssing)의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9일에는 리치믹스(Rich Mix)에서 월드뮤직 앙상블 이도(E-Do)의 공연이 열렸다. 이후 10월 19일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 사운드(Urban Sound)의 공연이 킹스플레이스(Kings Place)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영국을 매료시킨 우리의 소리 안숙선 명창 

 

이어 11월 3일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Purcell Room)에서는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완창 무대가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 이수자인 조용수 고수와의 호흡으로 영국에서는 최초로 열렸다. 이와 같은 안숙선 명창의 공연에 앞서 퀸 엘리자베스 홀(Queen Elizabeth Hall)에서는 한국의 전통 음악 판소리를 소개하기 위한 프리콘서트 토크 시간이 마련되었다. 프로듀서이자 작가이며 불가리아 민속 음악을 포함한 월드뮤직의 연구로 잘 알려진 판소리 애호가 조 보이드(Joe Boyd)가 판소리에 담긴 세세한 설명을 관객에게 소개한 것이다.

 

▲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Purcell Room)에서의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완창 공연 출처: https://www.independent.co.uk/ © 브레이크뉴스

 

 

이와 같은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완창 무대에는 지난 6월 런던 국제연극제(LIFT) 개막 공연이었던 고대 트로이와 그리스의 전쟁에서 패배한 왕비를 비롯한 트로이 여인들이 그리스로 끌려가기 전의 상황을 담은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헬렌 역을 맡아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젊은 소리꾼 김준수가 함께 출연하여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안숙선 명창의 영국공연은 1986년 국립무용단 유럽 5개국 순회공연 판소리 단원으로 참가하여 런던에서 첫 공연이 있었다.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 폐막 이후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는 유럽 8개국 순회공연에서 다시 영국에서 공연하였다. 이어 1990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최초의 판소리 초청 공연이 있었다. 당시 안 명창은 영국 런던대 동양학부의 초청으로 판소리 워크숍을 열었다. 이어 1994년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춘향가를 공연하였으며 2003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축제에서 초청하여 춘향가 완창 공연이 있었다. 1994년 사우스뱅크센터에서의 공연 이후 24년 만에 다시 이곳 무대에 선 것이다. 

 

판소리 다섯 마당을 완창한 안숙선 명창은 각 스승으로부터 전승한 모든 마당의 소리를 자신의 독창적인 소리로 재해석한 이 시대의 독보적인 명창이다. 가야금 산조와 병창의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의 보유자인 만큼 전통악기에 대한 뛰어난 해석력과 창극으로 다져진 내면의 몸짓이 어우러진 우리의 것으로 빛나는 보석과 같은 존재이다.

 

이와 같은 안숙선 명창의 한과 정이 녹아내린 천성의 성량으로 바람이 춤을 추는 성음(聲音)을 이룬 깊은 울림의 소리는 우리 국악의 역사에서 비교하기 힘든 새의 비상처럼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고음이 절창이다. 이를 일러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 기사를 쓴 영국의 주요일간지 인디펜던트지의 마이클 처치(Michael Church) 기자는 칠순을 바라보는 인형과 같은 가냘픈 여인의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소리의 마력이라고 평하였다.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완창 공연에 대하여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교감이 없고서는 그 실체를 바로 보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안 명창의 공연을 관람한 인디펜던트지의 마이클 처치 기자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조상 키르기스인의 민족적인 영웅의 삼대에 이르는 이야기를 노래한 세상에서 가장 긴 영웅 서사시 ‘마나스’(Manas)를 음송하는 ‘마나스치’(Manaschi)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레고리오 성가에서부터 오랜 역사를 가진 서양음악의 서창(叙唱)인 레치타티보(recitativo)를 헤아렸다. 결국 그는 안 명창의 1인 다 역의 절묘한 전개 과정을 영상 자막으로 이해하며 이야기의 극적인 전환을 음악적 소리로 매만지는 안 명창에 대하여 ‘매혹적이었다’라는 리뷰 기사를 썼다.

 

이어 월드뮤직 매거진 송라인즈 편집장 사이먼 브로튼(Simon Broughton)은 두시간이 넘는 “흥보가의 긴 이야기를 완창하는 사실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안 명창과 관객이 판소리의 이야기를 따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소통이 인상적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안숙선 명창의 영국 공연은 BBC 라디오 4의 프로그램 ‘Front Row’에서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프로그램은 런던대학교(SOAS)에서 한국음악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동양학부 한국학 강사인 안나 예이츠(Anna Yates)가 우리의 판소리와 안숙선 명창의 공연에 대한 소개를 맡았다. 그는 박사과정 중에 한국에 건너와 우리의 판소리를 직접 배우면서 전통음악에 대하여 연구하였던 인물이다.  

  

우리의 판소리는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삶에 녹아내린 애환을 노래하는 음악이다. 이러한 판소리는 우리말의 역사이며 창고이다. 봇물터지듯 쏟아지는 토속적인 방언과 비유의 언어에 담긴 숨결까지도 이야기가 되고 음악으로 승화된 실체가 바로 판소리이다. 이러한 우리의 말은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형용사를 품고 있다. 이와 같은 언어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관객을 한 사람의 소리를 통하여 2시간이 넘도록 소리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 함께 웃고 분노하며 소통하였다는 사실은 세계에서 그 역사적 유래를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완창무대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게 되는 것이다.  

 

공연마다 뜨거운 갈채를 받아온 K-뮤직페스티벌은 이제 사우스뱅크센터에서 11월 19일 열리게 되는 근동사중주단(Near East Quartet)의 공연과 다음 날 20일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감성의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 근동사중주단(Near East Quartet) ECM제작 앨범 ‘Near East Quartet ’ 출처: https://www.southbankcentre.co.uk     © 브레이크뉴스

 

음악으로 피어나는 신성한 먹빛의 소리 근동사중주단

 

11월 19일 열리는 근동사중주단(Near East Quartet)의 공연은 음악의 영혼을 담아내는 독일의 ECM 레이블 사의 프로듀서 ‘만프레트 아이허’(Manfred Eicher)의 깊은 관심으로 한국인 뮤지션으로 구성된 최초의 음반 ‘Near East Quartet’이 제작된 기념을 담고 있다. 앨범은 색소폰(손성제)과 드럼(서수진) 그리고 기타(정수욱)와 보컬(김율희)이 어우러진 음악으로 신성한 먹빛을 담아낸 동양의 문인화처럼 서정적인 여백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평가받았다. 마치 우리 음악의 바탕에 현대음악의 감성이 먹물처럼 번져가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음반이다. 

  
이는 근동사중주단을 이끄는 색소폰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손성제(호원대 실용음악과 교수)의 특성적인 감성이 낳은 결과물이다. 그는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음대와 뉴욕 퀸스 칼리지 대학원에서 재즈를 공부한 이후 우리의 정통적인 국악과 현대음악의 교감을 실험적으로 작업하여 왔다. 특히 그는 악기의 어울림이 빚어내는 선율에서 독립적으로 흐르는 선율의 대위법(counterpoint)을 통한 깊은 울림의 서정성을 추구하여 왔다.   

 

이는 그가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클라리넷 그리고 바이올린에서 기타와 색소폰에 이르는 다양한 악기를 직접 매만져온 감성에서 체득된 바탕이다. 이와 같은 특유의 감성은 그의 색소폰 연주 앨범 ‘회상의 목록’(Repertoire & Memoir)에 잘 담겨있다. 그는 앨범에서 빈티지 전자 피아노 ‘펜더 로즈’(Fender Rhodes)의 서정적인 음색을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연주로 담아내는 독창적인 발상으로 소리의 효과를 추구하였다.

 

그는 이와 같은 감성으로 슬픔이라는 애잔함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나간 음반 ‘비의 비가’를 발표하여 인기 싱어송라이터로도 활약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통한 오랜 소리의 헤아림이 제시할 서양의 재즈와 한국의 음악이 녹아내린 근동사중주단(Near East Quartet)의 공연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세계무대에서 대중적인 K-pop의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근원에 이와 같은 수준 높은 음악이 동행하고 있음을 일깨우는 의미가 있는 까닭이다.  

  

▲ 가야금 젼주자 박경소 출처: www.southbankcentre.co.uk/     © 브레이크뉴스


 

‘이것은 가야금이 아니다.’ 세계를 품은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또한, 근동사중주단의 공연은 가야금 연주자이며 작곡자인 박경소 아티스트의 공연과 함께한다. 프로그램에 의하면 공연의 1부는 박경소의 연주 공연이 열리며 이어 2부에 근동사중주단의 공연이 열린다. 이후 근동사중주단과 박경소의 협연으로 공연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소 가야금 연주자는 지난 2016년 제3회 K-뮤직페스티벌에서 영국의 세계적인 재즈 색소폰 연주자 ‘앤디 셰퍼드(Andy Sheppard)’와 협연하였다. 당시 ‘아름다운 관계’(Beautiful Connection)라는 주제의 협연은 영국 주요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의 리뷰에서부터 동양과 서양의 음악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만남의 선율이라는 주요 언론의 격찬을 받았다.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는 국악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의 전수자이다. 가야금(伽倻琴)은 가야국으로 부르는 우리나라 고대의 가락국(駕洛) 말기의 가실왕(嘉悉王) 시대에 궁중 악사 우륵(于勒) 등이 만든 악기로 고구려의 왕산악(王山岳)이 제작한 거문고(玄琴)와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품어온 악기이다.  

 

이러한 수천 년의 역사를 품은 가야금을 가장 실험적인 악기로 매만져가는 이가 바로 박경소이다. 이는 지난 2010년 북촌창우극장에서 열렸던 박경소의 가야금 독주회 ‘이것은 가야금이 아니다’라는 연주회 명칭에서 극명하게 파악되는 사실이다. 우리의 악기 가야금이 전통 음악에 연주되는 악기라는 고정된 인식을 벗어나 세계의 음악과 함께 호흡하며 동행하는 악기라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은 박경소의 실험적인 의식을 헤아리기 위하여 가야금에 대하여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 가야금은 정악(正樂)의 악기를 뜻하는 법금(法琴)이라는 명칭의 풍류가야금(風流伽倻琴)이다. 여기서 맑은 바람의 흐름처럼 속되지 않게 유희하는 뜻을 가진 말 풍류(風流)는 신라 시대의 석학 최치원(崔致遠)의 저술 난랑비서문(鸞郎碑序文)에 전해진 말이다. 이는 유불선(儒彿禪)의 삼교와 함께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의 유희에서 오는 풍류(風流)의 진리를 추구한 ‘현묘지도’(玄妙之道)를 뜻한다.

 

이와 같은 오랜 역사를 품은 풍류(風流)는 조선조 중후기에 문인 가객들과 음악에 해박한 율객(律客)이 모여 음악을 켜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선인의 깊은 뜻을 헤아린 장소가 바로 풍류방(風流房)이다. 이러한 풍류에는 언제나 가야금이 존재하였다.

 

이와 같은 전통 가야금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열두 줄 가얏고이다. 이를 오늘날 편의상 악기의 통이 크고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넓은 정악을 연주하기 위한 음역이 낮은 정악가야금(正樂伽倻琴)과 악기의 속을 비운 줄 사이의 간격을 좁혀 속주를 배려하여 산조와 병창에 연주하는 산조가야금(散調伽倻琴)으로 구분한다.

 

이후 현대음악의 다양한 창작곡에 적합한 실험적인 개량 가야금이 제작되었다.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는 이와 같은 전통 가야금과 25현 개량 가야금의 병행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에 사용한다. 지난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에 선정되어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렸던 공연에서는 이와 같은 25현 가야금으로 모든 곡이 연주되었다.

 

가야금을 통한 동과 서를 아우른 음악의 소통을 위하여 오랜 실험과 노력을 쏟아온 그의 음악 세계는 2012년 미 국무부 산하의 교육 문화국 (Education and Cultural Affairs)의 문화교류 기획으로 처음 열린 원비트 프로그램(OneBeat) 음악가로 선정되어 세계무대에 올랐다. 이는 당시 세계 각국의 수많은 지원자 중 25명의 아티스트가 선정되었던 치열한 무대로 이를 통하여 그의 음악 세계가 저명한 세계적인 음악가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같은 해 오스트리아와 한국의 전통음악 제작 프로젝트 ‘마크로포니아’(MakroPHONIA)에 참가하였다.

 

이어 2005년 브라질 동부 해안의 사우바도르(Salvador)에 인접한 도시 세히냐(Serrinha)에서 열린 복합 예술 축제 ‘세히냐 아트페스티벌’(Serrinha Art Festival)에서 브라질 첼리스트이며 세계적인 음악가 자크 모렐렌바움(Jaques Morelenbaum)과 협연하였다. 이어 2016년 베를린 아임프라이어 재단(Achim Freyer)의 초청공연에 이어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제3회 K-뮤직페스티벌에서 재즈 색소폰 연주자 ‘앤디 셰퍼드(Andy Sheppard)’와의 협연을 통하여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권위 있는 평가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올해 8월 브라질 순회공연에서 브라질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인 벤자밈 타웁킨(Benjamim Taubkin)과의 협연으로 남미에 가야금 선율의 세계화를 울린 이후 오는 19일 열리는 제5회 K-뮤직페스티벌에서의 공연과 근동사중주단과의 협연을 통하여 보여줄 그의 음악에 대한 기대가 크다.  

 

▲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출처: httpsouthbankcentre.co.uk/ www.southbankcentre.co.uk/     © 브레이크뉴스


 

영혼의 소리를 품은 감성의 여신 나윤선

 

이어 오는 20일 제5회 K-뮤직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으로 감성적인 재즈 가수 나윤선의 무대가 열린다. 나윤선은 지난 2016년 제3회 K-뮤직페스티벌 개막공연 무대를 장식하였다. 당시 큰 반응에 힘입어 1959년 세워진 영국의 유명 재즈클럽 로니스콧(Ronnie Scott's)에 초청되어 2017년 공연하였다. 올해의 공연은 K-뮤직페스티벌의 파트너인 런던재즈페스티벌(EFG)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공연이다.

 

나윤선은 우리나라 국립합창단의 산증인인 지휘자인 아버지 나영수(한양대 명예교수)와 성악가 어머니 김미정 사이에 태어나 건국대에서 불어 불문학을 전공하였다. 프랑스 한국문화원 샹송 콘테스트에서 니꼴 류(Nicole Rieu)의 내게 일어날 멋진 일들을 알고 있어요'“Mais Je Sais Que Ca Va M'arriver”라는 곡을 불러 입상한 그는 우리나라 시대 상황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김민기가 설립한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1호선’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데뷔하였다. 이후 1995년 프랑스로 건너가 재즈학교 ‘CIM’(Centred'Information de la Musique)에서 공부한 이후 동양인 최초의 교수가 되어 재직하다가 2001년 귀국하였다. 이후 실질적인 데뷔 앨범이라 할 수 있는 창작곡과 가요를 재즈로 편곡한 음반으로 비추어진 그림자를 뜻하는 ‘르플렛’(Reflet)을 발표하였다.

 

나윤선은 유럽의 가장 유명한 재즈학교에서 공부하였으며 잠깐이었지만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재즈 가수이다. 이는 재즈(jazz) 음악이 품고 있는 오랜 역사에 담긴 이야기를 그 누구보다 깊숙하게 알고 있는 가수이다. 바로 슬픈 노예의 눈물로 흘러내린 미국 흑인의 민속 음악과 식민지 정책을 통한 그릇된 노예제도를 만들어낸 유럽 백인사회의 음악이 서로가 느껴지는 아득한 동경과 연민의 감성이 낳은 음악이라는 사실을 깊은 감성으로 헤아리는 것이다.

 

이를 깊게 헤아리면 에스파냐(스페인) 탐험가 콜럼버스에 의하여 아메리카 신대륙이 발견된 후 아메리카 대륙에서 태어난 에스파냐인과의 혼혈을 의미한 스페인어 크리오요(Creole)와 프랑스인 이민자와 흑인 사이에서 탄생한 혼혈 문화가 낳은 몸짓 ‘크리올’(Creole)에 담긴 특유의 리듬과 하모니가 유럽의 악기와 만나면서 오늘의 재즈로 존재하는 사실의 깊은 인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수 나윤선은 특히 재즈 음악에 담긴 특성적인 음악적 호흡인 프레이징(phrasing)의 즉흥(Improvisation)성을 분명하게 공부하였으며 이를 감각적인 빛깔로 자신의 노래에 칠할 수 있는 아티스트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바로 그가 부르는 많은 노래에 우리의 가요가 많아도 노래에 담긴 애환의 감성이 재즈의 본질적인 감성과 맞닿아 국경이 없는 노래로 전해져 세계인의 가슴에 흐르는 것이다. 

 

나윤선의 노래에 담긴 감성을 따라가면 국경이 없는 서정의 그림 속으로 쉽게 빠져든다. 마치 비에 젖은 유리창 너머에 그리운 사람이 서 있는 것만 같은 기척으로 다가오는 노래에 눈을 뜨면 빗물에 눈을 씻어대는 흐릿한 유리창이 있다. 그 투명한 유리창 너머에 잡힐 듯 서 있는 그리운 사람이 바로 국경이 없는 순결한 영혼을 품은 가수의 목소리가 이끄는 힘이다.   
 

▲ 대금 연주자 김혜림과 바이올리니스트 앨리스 자와드즈키출처: https://londonkoreanlinks.net/http://www.londonjazznews.com/     © 브레이크뉴스

 


의식의 소통이 빚어낸 조화의 음악 김혜림과 앨리스 자와드즈키

 

이번 K-뮤직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인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공연에는 지난해 K-뮤직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던 대금 연주자 김혜림과 바이올리니스트 ‘앨리스 자와드즈키’(Alice Zawadzki)의 협연이 함께한다. 런던대학교에서 음악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혜림은 활발한 연주 활동을 통하여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영 아티스트에 선정된 이후 2012년 영국 BBC 방송에 초대되었다. 이후 2016년 런던재즈페스티벌 영 아티스트 프로젝트인 '테이크 파이브'(Take Five)에 젊은 재즈 연주가로 선정되었다.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을 펴고 있다. 

 

또한, 극찬을 받았던 작년의 협연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공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이며 가수인 ‘앨리스 자와드즈키’(Alice Zawadzki)는 다재다능한 보컬리스트이며 뮤지션이다. 그는 어려서 정통 뉴올리언즈 재즈의 흑인 영가적인 감성을 재해석한 흑인 재즈 보컬리스트 ‘릴리언 부테’(Lillian Boutté)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전공한 이후 그의 제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영향은 그가 2014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China Lane’에 잘 담겨 있다.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재즈 보컬과 현대음악을 공부한 그는 앙상블의 즉흥적인 어법과 전통적인 민속 음악이 어우러진 음악을 추구하면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부터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연을 통하여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김혜림과 ‘앨리스 자와드즈키’는 음악의 의식적인 바탕에서 매우 긴밀한 소통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두 아티스트가 보여줄 공연에 담길 새로운 의식과 발상에 대한 조화의 울림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이어서 이미 공연을 마친 퓨전 민요밴드 씽씽(Ssing Ssing) 의 공연과 월드뮤직 앙상블 이도(E-Do)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다음 칼럼은 (222) 퓨전 민요밴드 씽씽(Ssing Ssing) 과 월드뮤직 앙상블 이도(E-Do) 이야기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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