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심가 태극기집회 만2년…민심 크게얻는데 실패

한 마디로 친 박근혜 전 대통령-친박 성격의 집회 “징역 25년 200억원”2심판결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2/25 [13:10]

▲ 지난 2월23일의 태극기집회 장면.     ©브레이크뉴스

 

지난 2월23일 토요일 오후 1시 이후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제108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태극기집회는 제108차 집회였으니 만2년 째 열렸던 집회였다. 필자는 이 집회에 참석, 취재했다.

 

이 집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한 마디로 친 박근혜 전 대통령, 친박 성격의 집회였다. 그러나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한 것 같았다. 태극기를 들고 서울역 광장 시위에 모인 이들의 숫자는 600여명 정도로 추산(주최 측 경찰신고는 3000명) 됐다.

 

이 집회는 지난 2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거세게 부나 줄기차게 열렸다. 이들이 한결같이 외쳤던 구호는 ‘박근혜 무죄석방’이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이 외쳤던 무죄석방은 성취되지 않았다. 수감상태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2심에서 “징역 25년 200억원”이 판결됐다. 그들의 무죄석방 주장은 무위(撫慰)였다.

 

▲ 태극기집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살인적 정치보복, 정치적 인신감금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브레이크뉴스

 

서울역광장-광화문 일대에서 벌여온 태극기 집회에서는 법치가 부정되고 있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집회 본부석 하단에는 “죄 없이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살인적 정치보복, 정치적 인신감금 즉각 중단하라!”는 큰 글씨가 씌여 있었다. 또 광장 주요 장소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살인적 정치보복, 정치적 인신감금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위로의 우편엽서 보내기용 엽서배부가 행사장 한쪽 켠에서 진행됐다. 집회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무죄석방’이라는 구호가 여전히 강조되고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구호는 전무(全無)였다.

 

장기간 진행돼온 이 집회는 구호대로 성취되진 않았다. 2017년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와 대응되는 집회였으나 참가 인원이 극소수여서 민심을 크게 얻는 데는 실패한 모양새. 이 집회의 핵심주체는 의석 1석을 지닌 대한애국당(조원진 의원)이었다. 어찌 보면 이 집회는 대한애국당이 전력을 기울인 장외 모임. 그런 점에서 장 기간의 선거운동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지난 2년간 주말마다 서울시 중심부를 시끄럽게 했던 이 당이 차기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지가 주목된다.

 

▲ 태극기집회 본부석. 본부석 뒷 배경에 “문재인 블랙리스트 특검하라!”는 대형글씨와 문 대통령에 대해 혐오를 유발케 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브레이크뉴스

▲ 그간 태극기집회에서는 조원진 의원(플래카드 왼쪽 사진) 알리기가 계속됐다.  ©브레이크뉴스

 

태극기집회 만 2년 시위현장은 반(反) 문재인 대통령 기류가 뚜렷했다. 본부석 뒷 배경에 “문재인 블랙리스트 특검하라!”는 대형글씨와 문 대통령에 대해 혐오를 유발케 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또한 서울역 광장 주요 자리에 “드루킹 댓글조작 몸통 문재인 구속 수사하라!”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그런가하면 대형 애드벌룬에는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얼굴과 함께 “여론조작 중대범죄 김경수”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다. “종전반대”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있다. 지난 2월16일 서울역광장 태극기집회 시위에는 “문재인은 포섭된 간첩인가“라는 극악한 반문(反文)구호도 등장했다. 이런 시위장 기류로 봐서 반정부-반문재인 집회가 분명했다.

 

▲ 태극기집회, 아스팔트에 깔린 미 성조기.  반정부 시위를 하면서 미국의 성조기를 내건 이유는 뭘까? 반미시위는 아닌듯 한데 성조기가 줄곧 등장해왔다.      ©브레이크뉴스

 

그런데 의아스러운 것은, 이러한 반정부-반문재인 시위 기간 내내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등장해왔다는 사실이다. 시위 본부석 앞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아스팔트 바닥에 깔려 있었다. 대형 깃발이다. 반정부 시위를 하면서 미국의 성조기를 내건 이유는 뭘까? 반미시위는 아닌듯 한데 성조기가 줄곧 등장해왔다.

 

필자의 눈에는 미국 국기가 더러운 길 바닥에 깔려 있어 “천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정부 시위 현장에 늘 등장해온, 미국 국기가 주는 의미는 과연 무얼까? 태극기집회에서의 미 성조기 등장은 우방국인 미국에 대한 결례로 비쳐졌다. 반정부 시위에 미 성조기를 왜 흔들어대는가? 미국이 대한민국 정부를 반대하는 반정부 운동을 사주하는 국가인가? 의아심을 갖게 만든다.

 

태극기집회 현장에 참석해보면, 남녀 성비에서 남성 노인들이 주류다. 여성-젊은층 참가자들은 희귀하다.  만 2년째 시위 참석인원. 시위참석 인원은 몇 명이나 될까? 주최측이 경찰에 신고한 시위 인원 규모는 3000명. 정치가들은 수천 여명이 모였다고 부풀려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실제인원은 600여명 정도로 추산됐다. 서울역 광장을 오가는 시민들과 노숙자들이 광장을 차지하고 있어 1000여명 정도의 인원으로 과대 계산되어 보였다. 극소수 노령의 남성들만이 시위에 참석, 민심을 크게 얻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르포라이터.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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