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樂聖) 베토벤이 주는 교훈

"베토벤은 어려서부터 이미 인생이란 냉혹한 싸움터로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김덕권 시인 | 기사입력 2019/03/14 [08:22]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어 인생 상담이라도 하고 싶은 분들이 심심치 않게 있을 수 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한 결 같이 삶이 괴로운 분들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슨 능력이 있어 그분들의 고통에 답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분들의 하소연을 끝까지 들어주며 그 고통에 공감하는 정도이지요.

 

그런데 누가 삶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겠습니까? 다 말 못할 고통을 이겨낸 끝에 고통을 탈출하고 마침내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좋은 쇠는 용광로에서 백번 단련된 다음에 나오는 법이며,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은 다음에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입니다. 고통 없이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요행(僥倖)이지요.

 

악성(樂聖) 베토벤이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누가 과연 베토벤 같은 괴로움을 겪었을까요?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 1770~1827)은 독일이 낳은 불멸의 음악가입니다. 베토벤은 평생을 가난과 실연, 그리고 병고(病苦)에 시달리며 살았지요. 그는 독일 퀼른 시에 가까운 라인 강가에 자리 잡은 본의 누추한 다락방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술에 취해 있는 테너 가수였고, 어머니는 하녀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음악적인 재능을 이용하여 신동(神童)이라고 떠들고 다니며 어린 베토벤을 밥벌이의 도구로 삼으려 했지요. 베토벤이 4세가 되자 아버지는 하루에 몇 시간씩 억지로 크라브상(피아노의 전신)을 치게 하거나 바이올린을 켜도록 방에 가둬 놓는 등, 과도한 음악 공부를 강요했습니다.

 

베토벤은 어려서부터 이미 인생이란 냉혹한 싸움터로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베토벤은 돈을 벌어야 할 궁리를 어린 나이에 걸머지고 우울하고 고통스럽게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17세에 어머니를 잃었고, 28세 청각을 잃는 비참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청력(聽力)을 잃어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은 음악인으로서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자 그는 운명을 슬퍼하며 하일리겐슈타트로 요양을 떠난 후, 그 곳에서 32세에 자살을 결심하고 유서를 써 내려갑니다. 그가 목숨을 끊으려는 순간, 한 평생을 병마와 싸우며 살다간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이렇게 죽으면 내 어머니가 기뻐할까?’ ‘이렇게 죽는 것이 어머니께 잘 하는 짓인가?’ 하고 생각하였지요.

 
베토벤은 유서를 써 내려가면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써 내려가던 유서를 찢어버렸습니다. 죽을 결심만큼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굳게 다짐을 합니다. 비록 청력을 잃었지만,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새기며 작곡에 몰두한 결과 귀가 들리지 않는 도중에도 ‘제 2교향곡’ ‘오라토리오’ ‘감람산상의 그리스도’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또 위기가 닥쳐옵니다. 그의 말년은 매우 비참하고 절망적인 생활 그 자체였지요. 음악가로 한창 명성을 얻고 있을 때 우울증 증세에다가 두 귀의 청각을 완전히 잃고 실연(失戀)의 아픔까지 겪게 되는 불운의 연속이 이어진 것입니다. 그는 도저히 음악을 계속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날마다 몸부림칩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지난날들을 돌아봅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베토벤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결코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그때부터 또 다시 그의 마음속에서는 그칠 줄 모르는 음악적 열정이 더 솟아올랐습니다. 성난 파도와 같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선율(旋律)을 악보위에 적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천둥 번개가 내려치는 듯한 웅장한 선율을 작곡합니다.

 
생애 최고의 걸작 일부는 완전히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마지막 10년 동안에 작곡된 것입니다. ‘교향곡 제3번, 영웅’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운명’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등은 모두 이때 탄생된 대작들입니다. 그리고 1824년 54세에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걸작 품인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작곡했습니다.

 

베토벤이 마지막 교향곡 ‘제9번, 합창’의 연주회를 지휘하기 위해 빈으로 갔을 때의 일입니다. ‘9번 합창’의 초연(初演)은 베토벤의 지휘로 연주되었습니다. 초연에서 직접 지휘를 하지 못하고 옆에서 악보를 넘기며 박자를 맞추었는데 연주는 대성공이었지요. 관중들은 베토벤에게 아낌없이 커다란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박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단원 중 한 사람이 베토벤의 몸을 돌려 관중석을 향하게 하였을 때에야 비로소 그는 성공을 거둔 것을 알고 눈시울을 적십니다. 베토벤은 이렇게 그토록 긴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의지의 힘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주옥같은 악곡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베토벤은 마음속으로 굳게 외치며 어두운 운명의 벽을 깨트렸습니다. 베토벤은 청각 장애를 가진 상태로 작곡을 했고, 독일을 대표하는 낭만파 음악의 선구자로서 불후(不朽)의 명곡을 남긴 세계적인 음악가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작품들은 식을 줄 모르고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꽃이나 열매에서 뽑아 낸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병든 고래의 기름에서 뽑아낸 향유(香油)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우황(牛黃) 또한 건강한 소에서 추출되는 것이 아니고, 병든 소에서 우황을 뽑아내서 해열, 진정, 강심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괴테는 “눈물을 흘리면서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은 대부분 고난을 통하여 대성한 인물들입니다.

인생에서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으며, 그것을 성취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성공과 희망’이라는 따스한 햇볕이 내리 비칠 것입니다.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했습니다. 그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방법은 베토벤처럼 죽을 결심대신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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