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배(小人輩)를 믿으면 나라가 망한다(2)

[고전연구가 고전소통]정치는 용인(用人)의 예술

이정랑 중국 고전 연구가 | 기사입력 2019/11/08 [11:27]

▲ 이정랑     ©브레이크뉴스

춘추시대에 관중(管仲)은 제(齊)나라 환공(桓公)을 보좌하면서 아홉 번이나 제후를 불러 모와 그가 패자(覇者)가 되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관중이 나이가 들어 병환으로 누워 있을 때 환공이 찾아와 물었다.

“중부(仲父)의 병이 좋아지지 않으면 누구를 재상에 앉히는 것이 좋겠는가?”

 

관중이 대답했다.

 

“저는 너무 늙어 정신이 흐릿합니다. 옛날 말에 군주보다 신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가장 잘 아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주군께서 직접 정해보십시오.”

“포숙아(飽叔牙)가 어떻겠는가?”

 

환공이 묻자 관중이 대답했다.

 

“안 됩니다. 포숙아는 사람됨이 너무 강직하고 고집이 세서 패왕의 오른팔이 되기에는 모자랍니다.”

“그러면 수조(竪刁)는 어떻겠는가?”

“안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몸을 아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주군께서 궁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조는 스스로 거세(去勢)하여 몸을 해치면서까지 궁녀들을 관리했습니다. 자기 몸조차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어찌 주군을 소중하게 모시겠습니까?”


환공이 재차 물었다.


“위(衛)나라 공자(公子) 개방(開方)은 어떻겠는가?”

“안 됩니다. 개방은 주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십오 년이나 고향에 계신부모를 찾아뵙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인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부모조차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주군을 섬길 수 있겠습니까?”

환공이 계속해서 물었다.

 

“역아(易牙)는 어떻겠는가?”

 

“안 됩니다. 그는 주군께서 사람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하니까 자기 아들의 머리를 삶아 주군께 바쳤습니다.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는 없습니다. 역아는 자식조차 사랑하지 않는데 어찌 주군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여러 명을 거명해도 안 된다고만 하니 환공은 어쩔 수 없이 다시 관중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 누가 좋다는 말인가?”

 

“습붕(隰朋)이 좋겠습니다. 그는 심지가 굳고 청렴결백합니다. 또한 사심이 없고 성실해서 패왕을 보좌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그를 제나라의 재상으로 삼으십시오.”

 

환공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고 일 년 뒤 관중은 숨을 거뒀다. 그러나 환공은 습붕이 아니라 수조를 재상으로 삼았다. 삼 년이 지나 수조는 역아와 결탁해 반란을 일으키고 환공을 궁궐 안에 감금했다. 환공은 그곳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어 죽고 말았다.

 

충신의 간언(諫言)을 듣지 않고 간신을 등용한 것이 환공의 가장 큰 실수였다. 그는 수조 같은 소인배를 믿고 관중의 말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래서 반드시 등용해야 할 충신을 멀리함으로써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을 해칠 간신에게 그 기회를 주고 말았다. 이런 까닭에 환공은 한때 천하를 뒤흔들었던 명성을 잃고 후대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j6439@naver.com

 

*필자 : 이정랑, 언론인. 중국 고전 연구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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