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납치-암살’을 지시했을까?

이상열 전 주불공사는 필자를 만나 비밀을 털어놓고 싶어했다!•••그러나, 의문의 죽음?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2/16 [13:09]

 

▲고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1925년-1979년).  ©브레이크뉴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1925년-1979년)의 납치-암살 사건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자국민(自國民)이 해외에서 납치-살해됐다면 응당 국가가 나서서 그 진상-진실을 찾아내야 만 한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진실위)는 지난 2005년 5월 26일, 김형욱전 중앙정보부장(1925년-1979년) 사건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필자는 그날, 진실위 발표 기자회견장에 있었다. 

 

진실위 발표가 지금까지는 공식적인 ‘김형욱 납치-살해’ 내용으로 전해진다. 김형욱 실종에 대해, 진실위는 당시 발표를 통해 “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지시로 권총으로 암살, 프랑스 근교 숲속의 낙엽이 있는 곳에 시신을 버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주불한국 대사관에는 이상열 공사가 재임하고 있었다. 그는 중앙정보부 프랑스 거점장. 당시 진실위는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현지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던 A요원, B요원이 납치와 살해를 담당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동유럽 출신 협력자 2명에게 10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것이었다. 김형욱은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잘 알던 주불 한국대사관 이상열 공사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상열 공사는 전주를 소개시켜주겠다며 1979년 10월 7일 샹젤리제 약속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날 김형욱을 납치 “파리 근교에서 고용된 협력자가 소련제 소음권총 7발을 발사, 살해했다”고 했다.

 

김형욱 암살에 관여한 중정의 A요원은 “10월 13일 김재규 부장에게 김형욱 살해결과를 결과를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김재규가 납치-살해 지시자로 발표된 것이다.

 

필자는 수년 동안 김형욱의 프랑스 납치-실종사건을 추적했었다. 고 방준모 중앙정보부 전 감찰실장은 생전에 미국 뉴욕에서 필자와 2년여 기간에 걸친, 긴 인터뷰에 응했었다. 그는 "이상열 주불공사가 모두 다 알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 고 이상열 전 주불공사.  ©브레이크뉴스

2006년 이상열 주불공사가 사망(2006.4.3.)하기 직전, 그가 필자를 만나고자 한다는 비밀전갈이 왔다. 김형욱 실종 당시 주불특파원을 지낸 언론계 선배로부터의 다급한 전화였다. 서울 동국대 앞 엠버서더 호텔에서 만나자는 거였다. 화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실패로 돌아갔다.  누군가, 비밀요원이, 그가 비밀(김형욱 납치-사망비밀)의 입을 열려는 것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며칠 후, 이상열 공사는 사망, 끝내 그는 취득했던 비밀을 발설하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떠났다. 사인은 감기 기운(노인성 폐렴)이라지만, 필자는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과연 누가, 필자와의 인터뷰를 차단했을까? 

 

이상열 전 주불공사가 필자를 만나려했던 것은 그가 취득한 비밀을 무덤에 가기 직전에 발설하려던 결심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앰버서더 호텔 근처를 갈 때마다, 비밀의 입을 열려했던 이상열 주불공사의 얼굴이 떠올려진다. 그때, 기자인 필자는 대특종을 놓쳤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형욱 실종을 추적해온 기자로서 진실위의 조사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것. 김형욱이 프랑스에서 살해됐다면, 프랑스는 인권선진국으로 인권을 중요시 하는 국가인데 수사도 하지 않고 이 사건을 종료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암살된 김형욱 시체를 산 속의 낙엽 속에 덮어버렸다면, 누군가에게 발견되었을 텐데 아직까지도 그런 일이 없다.

 

▲ 방준모 전 중앙정보부 감찰실장. ©브레이크뉴스

진실위 발표대로라면, 김형욱 납치-살해의 주범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그런데 김형욱이 살해된 이후 13일 이후인 1979년 10.26 저녁에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당했다.

 

김재규는 박정희를 암살하면서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소리쳤다. 김형욱의 암살이라는 나쁜 소식을 들은 이후의 거사로 읽혀진다. 김재규가 김형욱의 암살 지시자가 아니라는 게 필자의 분석이다. 사형 당한 사람에게 죄를 덮어 씌웠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뉴욕에서 장기 인터뷰를 했던 최세현 박사(중앙정보부 일본책임자+주일공사로 김재규의 손위동서)는 “김형욱은 프랑스에서 대만으로 납치돼 살아서 서울로 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형욱이 죽었다면 서울에서 죽었을 것”이라 말했다. 진실위가 조사를 해서 발표는 했지만, 김형욱 암살사건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다. 현 정부는 이 사건의 진실이 무언지를 조사,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이 우수한 민주-인권국가라면, 지금이라도 김형욱 납치-암살, 그 비밀의 카르텔을 깨야만 한다. moonilsuk@naver.com

 

▲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호텔 전경.     ©브레이크뉴스

 

*필자/문일석. 시인. 비록 중앙정보부(전 3권)의 저자.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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